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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자

말모이 실화 후기 리뷰 [평점 5.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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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2018년에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라고 한다면 바로 <택시운전사>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런 <택시운전사> 각본가가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고 하니 기대가 되지 않을수가 없을듯 하다.

이번엔 자신이 쓴 각본을 직접 연출을 했다고 하는데 그래선지 초보 연출가의 티가 많이 나서 그런지 그렇게 매력적인 영화는 아니었던것 같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각본의 짜임새는 분명 좋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번에 다루는 이야기는 조선어학회에서 실제로 최초의 국어 사전을 만들기 위해 했던 노력들을 영화화 했기에 강력한 시의성을 바탕으로 의미를 사로잡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나름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수가 있다.

 

초보 연출가라는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영화 <말모이>는 캐릭터에서 매우 돋보였던 작품이다. <택시 운전사>에서도 그랬지만 항상 상관없을 것 같은 소시민이 어쩌다가 역사의 현장에 끌려 들게 되면서 그 의미를 알게 되고 변한다는 포맷을 가져다 쓰고 있다. 여기에 까막눈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반대편에는 고지식해 보이는 지식인을 넣고 중간에는 두 사람이 적절하게 섞인 캐릭터들을 넣어서 한 공간에 뭉친 캐릭터들간의 케미를 최대한 살렸기 때문에 영화의 구성은 그렇게 엉성해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공간 구성이나 대사에 있어서는 무척이나 초보티를 내고 있었다고 할수 있다. 대사들은 일상에서 익숙한 애드립인 듯한 것들이 많이 쓰였고, 특히 공간에 있어서는 저예산 때문인지는 몰라도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공간감이 입체적으로 보이기보다는 한정적으로 보였다라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그래서 마치 드라마처럼 세트장의 인공적 느낌이 작동하고 일부 화면은 미니어처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공간 활용이 돋보여야 되는 추격전에서 확실히 좀 정적으로 그려지게 하는 역효과도 주고 있어서 영화가 매우 단조롭다라는 느낌을 지을수가 없다. 비슷하게 일부 편집들이 티나게 끊기거나 급변하며 끼어들었다 빠지는 음악도 있어서 그런지 영화가 주는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그 공간의 빈틈을 장악하고 올드한 대사마저 재미지게 소화해 내고 있어서 배우들의 연기력이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만 <말모이>의 실제 이야기 스케일을 축소시키는 덕분에 생기는 무게감이 영화를 살짝 억누르고 있다. 훨씬 많은 사람이 있었던 일을 일부의 사람만으로 다루려니 한계가 보인다고 해야 할듯 하다. 모든 캐릭터를 다 인물화 시키기도 어려워 보이고 또한 장르적으로 그리고 기획적으로 울고 웃기는 요소까지 집어 넣기까지 하니 오히려 덜 보여준 듯한 느낌까지 들고 있다.

한글의 중요성과 국어 사전을 만드는 그 과정에 있어서 이런 밸런스가 무너지니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영화 <말모이>는 최초의 국어 사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다룬 작품이지만 그것을 아주 효과적으로 보여주지는 못한 영화라서 그런지 아쉬움이 매우 짖은 작품이다. 잘 설정된 캐릭터를 바탕으로 극을 이끌어 나가는 매력은 있지만 영화적 긴장감과 입체적인 이야기의 톤에는 부족해 보이는 것은 어쩔수가 없을듯 하다.

생각보다 생략된 것들이 많아 보이기 때문에 연출 적인 부분에서 매우 엉성해 보이는 것이다. 어찌보면 <택시운전사>처럼 외부의 인물이 현장으로 들어와 경험하게 되는 포맷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수도 있다. 이미 그 현장이 아니라 현장에 스며드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영화적이고 극적인 면도 많이 부족했던것도 사살이다. 인물간의 갈등 부분에서도 좀더 극적으로 사용을 했으면 좋았을것 같은데 그렇지 못했던듯 하다. 사실을 바탕으로한 약간의 웃음과 울음만이 모든 것을 보여줄수가 있을것이라고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나름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지만 많이 엉성해 보이고, 역시 초보 연출가라 그런지 영화가 극적이게 보이지는 않았던듯 하다. 그래도 영화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보기 좋은 작품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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