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보자

마약왕 실화 후기 리뷰 실망감 가득

반응형

2018년의 영화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라면 바로 영화 <마약왕>이었다. 일단 믿고보는 송강호의 주연이라 그런지 더욱더 기대를 했던것 같다. 그러나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다고는 하지만 주인공 이두삼 자체가 그닥 매력적인 캐릭터도 스토리도 갖고 있지 않아서 그런지 그렇게 생각보다 매력적인 영화는 아니었다.

송강호 배우가 연기를 못한것은 아니지만 캐릭터와 연출이 송강호와 이두삼이라는 캐릭터를 그렇게 잘 살리지는 못한듯 보인다. 그냥 흔한 머리 잘 돌아가는 나쁜 놈 하나가 마약사업으로 승승장구해서 잘 됐다가 망가진 느낌 딱 거기에서 멈쳐있다고 해야 하나? 게다가 닮은 꼴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에스코바르"와 개봉을 하면 정말 <마약왕>은 그렇게 좋을수가 없을듯 하다.

 

참고로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동시대에 있었던 일들을 여러 가지로 조합을 해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1970년대 부산에서 가난하게 살던 이두삼(송강호)은 하급 밀수업자로 어두운 거래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갖은 고생을 다하지만 점점 더 자리를 높여나가게 된다. 그렇게 노력하는 도전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생략 때문에 공감이나 감탄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좀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

나중에 뽕을 제조하고 밀수하면서도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가 실감이 안 나는데, 이런 부분들의 디테일을 살렸다면 더욱더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돈을 막 버릴 정도로 많이 벌었다고 해도 그 부분이 잘 표현이 안 되니까 관객들에게 공감이 되지 않는듯 보인다. 저렇게 돈을 많이 보여주는데 왜 공감을 못할까라고 하는데 그렇게 많은 돈을 만지거나 보거나 하는 관객들이 얼마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면 되지 않을까?

 

콜롬비아의 파블로처럼 이두삼 역시 어느 정도 돈을 벌자 정재계에 돈을 뿌려대면서 자신의 빽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된다. 근데 그 부분조차 잘 표현되지 않았고, 사람을 중시한다는 느낌도 들지 않아서 좀 아쉬운 부분이다.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나오는데 그 과정이 제대로 나오지가 않으니 관객들은 이두삼이라는 캐릭터에 공감도 못하고 그렇다고 몰입도 못하는 사태가 된 것이다.

그리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아내 외에느 거의 나오지도 않는다. 사촌동생을 위해서는 그 수모를 다 겪기도 하고, 시집 보낼 여동생이 셋이나 있다고 말했고 아이들도 몇 있는 거 같은데 나오는 건 오직 아내뿐이다. 불필요한 다른 부분을 빼더라도 가족사적인 부분을 좀 넣는 것이 이두삼이라는 캐릭터에 더욱더 집중을 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배두나와의 로맨스 혹은 관계도 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데, 정말 사랑한 건지 아닌 건지도 헷갈리게 만든다. 물론 이두삼은 사랑한 게 맞는데 김정아가 왜 그러는지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검사 조정석이 그렇게 모든 것을 걸고 이두삼을 쫓는 이유 조차도 그렇게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그저 검사라는 직업의 사명감인가?

전체적으로 이런 아쉬운 부분들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영화는 공감 있는 스토리보다는 그냥 이야기 나열을 하기 급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영화가 지루하지는 않고 상당히 볼만하기는 했지만, 재미있다, 추천한다라는 말이 나오기는 힘들듯 보인다. 캐릭터도 너무 많다라는 생각도 들고, 스토리라인과 구성이 그렇게 치밀하지 못하여 듬성듬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예전에 <내부자들>을 처음 보았을때 <마약왕>처럼 이런 부분들이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2, 3차 관람했을 때 비로소 재미를 느꼈는데, 마약왕도 그럴까 싶기도 하지만, 영화 속 생략된 부분이 너무 많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기 때문에 2~3번이나 볼만한 그런 작품은 되지 않을듯 보인다. 진짜 배우들이 엄청 나오는데 왠만한 배우들이 다 나온다고 생각을 하면 된다.

진짜 연기파 이희준 배우는 무려 초반에만 나오고 말고 조정석이나 배두나는 중간부터 나오는데 거의 주연급으로 소개가 되었지만 사실 주연이라고 하기에는 좀 분량이 적은듯 보인다. 런닝타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배두나와 조정석의 캐릭터에 대한 설명도 매우 적은듯 보이는데 위에서 먼저 언급을 했지만 정말로 몰입이 안되는 캐릭터이다.

 

조폭으로 나오는 조우진 배우는 카리스마 작렬이고 이성민 배우도 참 좋은데 거의 단역에 가까운 배우들도 다 주연급 배우들이라 그런지 오히려 시선을 뺏기는 듯한 느낌이 든다. 어차피 이것저것 껴맞춰서 만든 이야기라면 좀 더 재미있게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해도 됐을 텐데 왜 이렇게 구성을 치밀하지 못하게 한건지, 아니면 감독의 욕심이 너무 과했나 싶다. 배우들이 많이 나와도 재미있게 만들수가 있었을 텐데 말이다. 마치 <1987>처럼 말이다.

그나마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이두삼이 처음으로 약을 시작하게 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초반에 그렇게 주위에서 약하지 말라고 말을 많이 했는데도 이두삼은 결국 하고 마는데, 그 시작이 꽤 그럴 듯해서 중독된 이후에도 한심하게만은 바라볼 수 없다는 점은 꽤나 개연성이 있게 느껴졌으니 말이다. 그나마 이두삼에 대한 분량이 많아서 그런지 이두삼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나름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약을 하게 되면 주위 사람부터 잡는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의처증이 생긴다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도 독특한 설정이 아닐까 싶다.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라고 생각이 든다. 1970년대를 고증하고 굵직한 사건들과 연계시키는 장면들도 나름 인상적인데 이 부분을 오히려 좀 더 크게 가고 당시 마약에 대한 이야기들을 더 넣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약간 가지고 있다.

또한 <마약왕>에서는 배경음악에 매우 많은 공을 들인듯 싶다. 나중에 이두삼이 틀었던 오페라 슈베르트의 마왕은 진짜 인상깊은 장면을 만들어 냈다. 클래식을 듣다 보면 결국 그 최고봉은 오페라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멋있게 잘 적용을 시킨듯 보인다. 영화에서 배경음악만으로도 스토리의 흐름과 더불어 캐릭터 변화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거의 착한 역할만 맡던 송강호로서는 나름 악역 변신을 한 작품이었지만 무엇인가 많이 부족한 부분들만 보이는것 같았다. 현대사를 가로지르는 뭔가 '마약왕' 다운 스케일 큰 영화를 기대했는데 그에 너무 못 미치는 작품이 되지 않았나 싶다. 사실 <마약왕>이라는 제목도 너무 과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엄청난 사람같지도 않아 보이고 말이다. 물론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과연 <마약왕>은 <내부자들>의 아성을 넘을수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