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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자

극한직업 후기 리뷰 줄거리 [평점 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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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코미디 영화계에서 새로운 장을 연 감독이라고 한다면 바로 이병헌 감독이 아닐까 싶다. 원래 한국형 코미디라고 한다면 나중에 감동코드가 속한 신파가 꼭 들어가기 마련인데 이병헌 감독은 이런 신파적인 부분들을 제외하였기 때문에 제법 코미디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라고 할수가 있을듯 하다.

지금까지 이병헌 감독은 코미디 장르를 관객들에게 보여주었다. 하지만 정확히 그 지향점이 어디인지는 애매했던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 <극한직업>으로 확실히 그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는듯 하다. 이병헌 감독도 사실상 홍콩 영화 키즈였던 것을 영화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영화<극한직업>을 보면 주성치 영화의 코미디 톤을 추구하고 싶었던 욕망을 여기저기에서 흔적들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홍콩 영화들의 톤도 가득한것도 사실이다. 그러면서 평소의 재밌던 대사가 더 작심하고 달겨들며 조금은 유치할 수 있는 부분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개연성은 적당히 포기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웃기긴 하지만 영화적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할수는 없을듯 하다. 사실 이것은 소재에서부터 어느정도 예고가 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엄청 실망을 했다거나 그랬던것은 아니다. 그냥 개연성보다는 우연과 실수로 이루어 졌으리라..

사실 이미 잠복을 위해 치킨 집에 있던 형사들이 맛집으로 거듭난다는 것은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스몰 타임 크룩스>에서 강도들을 통해 보여준 바 있다. 이것을 한국식을 조금 버무려 홍콩 영화톤을 섞어서 내놓은 것 뿐이라 그런지 <스몰 타임 크룩스>를 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신선했을것 같지만 이미 영화를 알고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신선하지는 않았다.

 

그래선지 홍콩 영화 오마쥬와 한국 영화 오마쥬가 뒤섞여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가령 <베테랑>의(사실 <베테랑>도 성룡 영화 톤이다.) 모습과 <영웅본색>의 모습을 섞는 씬처럼 말이다. 오마쥬를 많이 해서 이미 이런 영화들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과연 <극한직업>을 재미있게 보았다고 할수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단점이 될수도 있다. 이를 위해 개연성을 조금 포기했기에 형사물이라기에도 애매하고 코믹으로만 보기에도 애매한 영화가 만들어 졌다. 웃음이 멈춰야 되는 타이밍에서는 어색해지기도 하는듯 보인다. 즉 다시 말해서 코믹한 모습을 중심으로 여러 톤을 동시에 보여주려고 하니 무리수가 생기는 것이다.

 

완전한 패러디물도 아니고 그렇다고 장르로만 밀어붙인 것도 아니고 그나마 코믹함이 가장 강조됐을 뿐이다. 여러 톤이 뒤섞여 코믹함을 빼면 아슬아슬한 작품이 되었던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신나게 촬영한 것이 보이고, 그 에너지가 느껴지는 영화이긴 하다. 그래서 그냥 아무생각 없이 보기에는 좋은 킬링타임용 작품이 탄생을 했다.

그동안 코메디를 하지 못해서 안달이 난 배우들이 한껏 연기를 펼치고 있는듯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류승룡, 이동휘, 오정세, 신하균 배우가 주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작정하고 무대를 만들어 준듯 보인다. 과장된 톤과 연기도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다소 빠르게 혼잡한 편집과 만화적인 연출도 마찬가지다.

연기들을 뒷받침 하면서도 조금은 과장되어 있는 것들이 보인다. 고로 <극한직업>은 좋게 말하면 작심하고 웃기려든 영화고 나쁘게 말하면 웃기려는 과장때문에 조금은 혼잡한 영화라고 볼 수가 있을듯 하다. 아슬아슬하게 마구 뒤섞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점이 매력이라면 매력이고 단점이라면 단점이라고도 할수가 있을듯 하다. 주성치 식으로 홍콩 영화스러우면서도 한국 영화스럽다가 이병헌 감독 방식의 대사 코메디가 튀어나온다.

어쩌면 이것들을 한데 묶는 연출 자체가 극한직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치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코드만 맞다면 실컷 웃다가 나올 수 있는 영화다라는 점이다. 확실하게 더 과장된 톤으로 가면 안정적이었겠지만 왠지 한국 투자자들의 제동이 있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 물론 그런식으로 갔다면 주성치 톤에 훨씬 가까워졌을 것이다.

그리고 맛집으로 더 밀어붙여도 됐을텐데 너무 빠르게 전환하는 맛이 있어서 살짝 아쉬운 부분들도 있다. 더 빠르게 맛집이 되고, 더 막장으로 갔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위에서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영화가 어색하거나 그렇지는 않다. 개연성을 생각할 틈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패러디 영화나 병맛이 잘 통한다면 훨씬 더 재밌고 다양해졌을텐데 이런 부분들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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